이디야 커피, 저가 커피의 선두에서 위기로
이디야 커피는 2001년 국내 저가 커피 시장을 개척한 선두주자였습니다. 당시만 해도 커피는 비교적 고가의 음료로 인식되었으나, 이디야 커피는 합리적인 가격과 맛있는 커피로 소비자들을 사로잡으며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첫 매장이 서울 중앙대에 오픈한 이후, 2003년에는 벌써 100호점을 돌파했고, 2010년에는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최초로 400호점을 돌파하며 커피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고히 했습니다. 당시 이디야 커피는 대형 커피 브랜드가 아닌 중소형 매장 위주의 실속 있는 모델로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이디야 커피는 또한 2019년에는 3,000호점을 돌파하며 명실상부한 국내 최대 커피 프랜차이즈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 커피 시장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이디야 커피의 성장세는 주춤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백다방, 메가 커피, 컴포즈 커피 등 저가 커피 브랜드들이 빠르게 확장하면서, 이디야의 가성비 이미지는 점차 희미해졌습니다. 새로운 경쟁자들이 더 저렴한 가격과 다양한 메뉴를 내세우며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으면서 이디야 커피는 시장 내에서 애매한 포지션을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메가 커피와 같은 저가 브랜드가 등장하면서 이디야 커피의 가성비 전략은 큰 도전에 직면했습니다. 메가 커피는 아메리카노 한 잔을 1,5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판매하며, 이디야 커피의 기존 고객층을 빼앗았습니다. 이러한 가격 경쟁에서 밀린 이디야 커피는 저가 브랜드와 프리미엄 브랜드 사이에서 중간 포지션을 유지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가격 인상의 압박과 가성비의 약화
이디야 커피는 중저가 커피 브랜드로서 가격 대비 성능, 즉 가성비를 앞세워 성공을 거뒀습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이어진 커피 원두 가격 상승과 인건비 인상 등의 외부 요인으로 인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졌습니다. 이디야 커피는 2015년 아메리카노 가격을 2,500원에서 2,800원으로 인상했고, 2018년에는 3,200원으로 올렸습니다. 이는 다른 커피 프랜차이즈와 마찬가지로 시장 상황에 따라 불가피한 선택이었지만, 이로 인해 소비자들은 더 이상 이디야 커피를 저가 커피로 인식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특히 2022년 말에는 4년 만에 추가적인 가격 인상이 이루어졌습니다. 아메리카노 한 잔을 3,200원으로 유지했지만, 다른 메뉴들은 200원에서 700원까지 인상되었습니다. 비록 아메리카노의 용량을 기존 14온스에서 18온스로 늘리며 가격 동결을 강조했으나, 소비자들에게는 이미 저가 브랜드로서의 매력이 줄어들었습니다. 더욱이 메가 커피와 같은 브랜드가 1,500원에 아메리카노를 판매하는 상황에서 이디야 커피의 3,200원은 상대적으로 고가로 느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이디야 커피는 저가 커피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고, 중간 가격대에 머무는 애매한 포지션으로 변해갔습니다. 가성비 브랜드로 시작했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더 저렴한 브랜드가 생겨나고, 프리미엄 브랜드와의 격차는 여전해지면서 이디야 커피는 차별성을 잃게 된 것입니다.
매장 수 감소와 브랜드의 위기
이디야 커피는 매장 수에서도 한때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1위를 자랑했지만, 최근 들어 매장 수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2021년에는 3,180개 매장을 운영했으나, 2024년 현재는 3,000개 이하로 감소했습니다. 2022년에는 이디야 커피의 문을 닫는 매장이 100곳 이상 증가하며 폐점률이 6.5%에 이르렀습니다. 이는 이디야 커피의 전체 매장 수 중 적지 않은 비율을 차지하며, 그동안 폐점률이 낮았던 이디야 커피에게는 큰 타격이 아닐 수 없습니다.
반면, 메가 커피는 2024년 현재 전국적으로 3,5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며 매장 수 기준으로 이디야 커피를 넘어섰습니다. 메가 커피는 폐점률이 1% 미만으로 업계 최저 수준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디야 커피는 과거의 영광을 잃고, 프랜차이즈 커피 시장에서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디야 커피의 매출 역시 위기 상황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2023년 기준으로 이디야 커피의 매출은 전년 대비 0.8% 감소한 2,755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2012년 이후 처음으로 매출이 역성장한 것으로, 커피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이디야 커피의 경쟁력이 점차 약화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또한, 영업 이익도 전년도 대비 18% 감소하며 82억 원을 기록, 이는 201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리브랜딩을 통한 새로운 도전
이디야 커피는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2001년 브랜드 론칭 이후 처음으로 대대적인 리브랜딩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최근 특허청에 새로운 로고와 상표권을 출원하며, 새로운 이미지 구축에 나섰습니다. 이 리브랜딩은 기존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하면서도 신선한 변화를 시도하여 새로운 소비층을 공략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됩니다. 특히 이디야 커피는 이번 리브랜딩을 통해 저가 커피 시장으로 다시 도약할지, 프리미엄 브랜드로 변화할지 그 방향성을 결정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에 놓여 있습니다.
리브랜딩과 함께 이디야 커피는 새로운 시그니처 메뉴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토피넛 라떼 등 몇몇 인기 메뉴가 있었으나, 스타벅스나 투썸 플레이스처럼 강력한 시그니처 메뉴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최근에는 헬스케어 음료나 프로틴 음료 등을 출시했으나, 아직까지는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한 상황입니다. 이번 리브랜딩을 통해 이디야 커피가 얼마나 차별화된 메뉴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가 향후 성공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입니다.
해외 시장 개척과 스틱 커피 전략
이디야 커피는 국내 시장에서의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해외 시장 개척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2021년 평택에 오픈한 드림 팩토리를 중심으로 스틱 커피, 캡슐 커피 등의 제품을 개발해 해외 시장에서의 매출 확대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또한, 중국의 온라인 쇼핑몰 티몰에 진출하여 스틱 커피와 캡슐 커피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미국, 몽골, 호주 등 다양한 국가에도 커피 믹스 제품을 수출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국내 시장의 부진을 해외에서 만회하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디야 커피는 홈카페 시장을 겨냥해 B2B와 편의점 사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디야는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레디투드링크 음료 제품을 강화하는 등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들이 얼마나 성과를 낼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국내에서의 부진을 해외와 새로운 제품군을 통해 해결하려는 전략이 향후 이디야 커피의 중요한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맺는말
이디야 커피는 한때 저가 커피 시장의 선두주자로 자리 잡았지만, 저가 커피 브랜드들의 급속한 성장과 소비자들의 변화하는 요구에 대응하지 못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브랜드 리브랜딩과 새로운 메뉴 개발, 해외 시장 개척 등을 통해 이디야 커피는 다시 한 번 도약을 준비하고 있지만, 그 성공 여부는 미지수입니다. 저가 커피 시장에서의 가성비 경쟁과 프리미엄 커피 시장에서의 차별화 사이에서 이디야 커피가 어떻게 새로운 전략을 구축할지, 그 결과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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