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리의 위기와 도전: 새벽배송 선두주자의 미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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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리는 새벽배송으로 혁신을 일으키며 급성장했지만, 최근 영업손실과 부채 증가로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투자 유치도 어려워지며 상장 철회 후 구조조정에 나섰지만,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컬리의 새벽배송, 유통업계를 바꾸다

컬리는 새벽배송이라는 혁신적인 서비스를 도입하며 유통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습니다. 2014년 김슬아 대표가 설립한 ‘더 파머스’라는 회사가 현재의 컬리로 성장하면서 국내 유통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습니다. 특히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던 것은 새벽배송이라는 개념이었습니다. 그전까지는 주문한 식품이나 생활용품을 즉시 받을 수 있는 서비스가 거의 없었지만, 컬리는 이를 현실로 만들었습니다. 소비자들은 밤 11시까지 주문한 물건을 다음 날 새벽에 집 앞에서 받을 수 있었고, 이 때문에 바쁜 현대인들, 특히 맞벌이 가정에서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컬리의 새벽배송 시스템은 당시 시장에서 완전히 새로운 개념이었으며, 이를 통해 소비자들은 신선한 식품을 빠르고 편리하게 받을 수 있었습니다. 김슬아 대표는 이러한 혁신을 이루기 위해 산지를 직접 찾아가 농부들과 협력하고, 신선한 식품 공급망을 구축했습니다. 고객들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신선한 식품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를 꾀했고, 이 전략은 서울 강남 지역의 주부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처음에는 소수의 고급 고객층을 대상으로 했던 이 서비스는 점차 일반 소비자들로 확산되었고, 컬리의 성장세도 이에 맞추어 가파르게 상승했습니다.

컬리의 첫해 매출은 30억 원으로 시작했으나, 2016년에는 174억 원, 2017년에는 466억 원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이뤄냈습니다. 특히 2019년에는 배우 전지현을 모델로 기용한 광고 캠페인을 통해 인지도를 크게 끌어올리며 매출이 4,259억 원에 달했습니다. 이후에도 2020년에는 9,531억 원, 2021년에는 1조 5,614억 원을 달성하며 컬리는 한국 e커머스 업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 중 하나로 자리 잡았습니다. 당시만 해도 컬리는 유통업계의 미래를 선도하는 혁신 기업으로 평가받았습니다.

성장 이면의 문제: 지속되는 적자와 자본 잠식

그러나 컬리의 빠른 성장 이면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었습니다. 바로 적자가 지속된다는 점입니다. 컬리는 창업 이래 단 한 번도 흑자를 기록하지 못했습니다. 새벽배송 시스템을 유지하는 데 드는 막대한 물류비와 운영비가 그 원인 중 하나입니다. 신선식품을 빠르게 배송하려면 물류센터를 효율적으로 운영해야 하며, 냉장·냉동 시스템도 필수적입니다. 하지만 이 시스템은 매우 비싸고, 초기 투자 비용도 많이 들었습니다. 이 때문에 매출이 급증해도 수익성은 계속해서 악화되었습니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컬리는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자본잠식은 기업의 자본이 마이너스 상태가 되는 것으로, 외부 자금 없이 지속적인 경영이 불가능한 상태를 의미합니다. 컬리는 매출이 급증하면서도, 적자가 늘어나며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투자자들은 컬리의 성장 잠재력에 주목했고, 지속적으로 자금을 투입해 회사가 존속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이로 인해 컬리는 신선식품 유통이라는 자신만의 강점을 살려 빠르게 확장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적자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컬리의 투자자들은 매출 성장이 계속되면 곧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운영 비용이 너무 커서 흑자 전환은 쉽지 않았습니다. 특히 물류비와 인건비는 컬리의 주요 비용 항목 중 하나로, 이를 줄이지 않으면 수익성을 개선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렇다 보니 컬리는 투자금에 의존해 사업을 확장하는 구조를 유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상장 철회와 재정 위기

컬리는 2021년 상장을 추진하며 큰 기대를 모았습니다. 당시 쿠팡이 나스닥에 성공적으로 상장하자, 컬리 역시 그 전철을 밟아 상장할 것으로 예상되었습니다. 컬리의 기업가치는 4조 원에 달할 것으로 평가되었고, 상장을 통해 대규모 자금을 유치하면 적자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러나 2022년 들어 글로벌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서 상장 계획은 무산되었습니다. 금리 인상과 함께 투자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상장을 강행할 경우 컬리의 기업가치가 기대만큼 높게 평가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결국 컬리는 상장 계획을 철회하게 되었고, 이는 투자자들에게 큰 실망을 안겼습니다. 상장에 실패하면서 회사의 자금 조달 계획에 차질이 생겼고, 적자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도 한층 어려워졌습니다. 그동안 컬리는 빠른 매출 성장에 의지해 외부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끌어모았지만, 상장 철회 이후로는 투자 유치도 어려워졌습니다. 이제는 자체적으로 수익을 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입니다.

더 큰 문제는 2022년부터 컬리의 매출 성장률마저 둔화되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2022년 컬리의 매출 성장률은 30%로 떨어졌고, 2023년에는 2%밖에 성장하지 못했습니다. 이는 컬리의 지속적인 매출 성장이 더 이상 쉽지 않음을 의미하며, 투자자들이 기대했던 고성장 모델은 점차 현실과 거리가 멀어지고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매출 성장 없이 적자만 계속되자, 컬리는 본격적인 재정 위기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경영 철학과 체질 개선

김슬아 대표는 창업 초기부터 고객 중심의 경영 철학을 고수해왔습니다. 김 대표는 고객의 목소리(VOC)를 매일 모니터링하며 신속하게 문제를 해결하는 시스템을 구축했고, 이를 통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데 주력했습니다. 이처럼 김슬아 대표의 경영 철학은 단기적인 수익성보다는 장기적인 성장을 목표로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현재 컬리의 재정 상태를 고려할 때, 이러한 경영 철학이 지속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합니다.

컬리는 2024년 들어 체질 개선을 위해 비용 절감에 나섰습니다. 영업손실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고, 그 결과 2024년 상반기 영업손실은 85억 원으로 전년 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습니다. 이는 매출원가율이 2.1%p 줄어들고, 판관비율이 4.7%p 감소한 결과입니다. 매출원가율 감소는 더 많은 마진을 남길 수 있는 상품을 판매했기 때문으로, 이는 신선식품에서 뷰티나 패션 같은 다른 카테고리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 덕분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나 이러한 비용 절감에도 불구하고 컬리의 적자 구조는 여전히 개선되지 않았습니다. 컬리는 물류 시스템과 인건비 부담을 줄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매출 성장 역시 정체된 상태입니다. 특히 2024년 상반기 기준으로 컬리의 자본총계는 1,216억 원에 불과한 반면, 부채는 7,493억 원에 달합니다. 부채비율이 600%를 넘어섰으며, 자본잠식 상태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향후 과제: 차별화와 생존 전략

컬리가 앞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단순히 비용을 절감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매출을 확대하고, 경쟁사들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야만 지속 가능한 성장이 가능합니다. 특히 쿠팡, 오아시스, 네이버 쇼핑 등 경쟁사들의 시장 점유율 확대 속에서 컬리는 어떻게 자신만의 강점을 강화할지 고민해야 합니다. 현재 컬리가 가지고 있는 신선식품 배송 시스템은 여전히 경쟁력 있는 서비스이지만, 이를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찾아야 합니다.

컬리는 뷰티나 패션, 가전 등 다양한 카테고리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지만, 이 역시 경쟁이 치열한 분야입니다.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해 고객 충성도를 높이고, 플랫폼을 강화해야만 컬리는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특히 물류비와 인건비 부담을 줄이는 효율적인 시스템 개선이 시급하며, 이를 위해 AI와 데이터 분석 등을 활용한 물류 혁신이 필요합니다.

더불어 투자 유치가 어려운 현 상황에서는 IPO(상장) 전략도 다시 한 번 검토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상장 시기를 적절하게 조율하고, 시장 분위기에 맞춰 자본 조달 방안을 마련해야만 장기적인 생존이 가능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컬리는 자금 부족으로 인해 점차 시장에서 도태될 위험에 처할 수 있습니다.

맺는말

컬리는 새벽배송으로 유통업계를 선도하는 혁신 기업으로 주목받았으나, 지속적인 적자와 자본 잠식 위기로 인해 현재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상장 철회 이후 투자 유치도 어려워지며, 이제는 비용 절감과 수익성 개선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컬리가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고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을지, 그 향방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고객 중심의 경영 철학을 유지하면서도 체질 개선을 성공적으로 이루어내는 것이 앞으로 컬리가 나아갈 방향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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